임상 음성언어치료사에서 대학교수로 건양대학교 대학원 언어치료학과 김지성 교수
안녕하세요 저는 건양대학교 대학원 언어치료학과 김지성입니다. 현재는 3년차 교수이고 충북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에서 음성언어 재활사로 8년간 근무했던 경험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처음 음성언어치료실에 근무하게 되었을 때, 대학과 석사과정에서 배운 지식만으로는 음성 장애 환자들을 평가하고 치료하는 데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임상에서 참고할 만한 논문이나 책도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외국 논문을 찾아보거나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습니다. 지금 뒤돌아보니 어려움이 컸던 만큼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일했던 병원은 음성 장애 환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음성장애 환자의 평가나 치료 처방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전임자가 퇴직한 후라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저는 음성장애 평가와 치료를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두경부 분과이신 이동욱 교수님께 이비인후과에서 음성장애 환자의 치료에 있어 음성 평가와 치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설명 드리고, 제가 충분히 그 역량이 있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 했었습니다.
임상에서 음성 평가 및 치료시 근거 기반 중재 자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었기에, 경험을 다른 음성언어치료사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연수회나 주제 강연의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최선을 다해 경험을 공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물론 부족함이 많았는데 그렇게 노력하던 어느 순간, 음성 장애 치료법에 대한 논문을 쓰는 것이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음성언어치료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박사과정에 입학했습니다. 과에서 하는 연구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주도적인 연구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박사과정동안 지도 교수님이신 최성희 교수님께 음성장애 치료와 연구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제가 느꼈던 임상가로서의 경험을 연구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직장생활과 병행한 박사과정은 당시 충북대 병원 이비인후과 과장님이시며, 두경부 분과를 담당하고 계셨던 이동욱 교수님의 무한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저는 연구 하는 것이 환자를 치료하는 것 만큼이나 좋았고, 심장 뛰는 일 중 하나였습니다. 그렇게 임상에서 음성언어치료사로 근무하며 연구도 하다 보니 기회가 되어 대학에서 교수로써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으로 옮긴 가장 큰 이유는 대학이 치료와 평가라는 직무 없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했고, 또 지도교수님을 통해서 교육이 얼마나 가치 있고 보람된 일인지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제 인생에서 제가 임상에서 치료사로서 성장하고 연구자로 나아가는 데 후두음성언어의학회는 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이 학회를 통해 음성장애와 관련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발표의 기회, 강의의 기회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논문이나 주제 강연, 연수회는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었지만, 임상가와 연구자로서 성장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학회활동을 통해 발전적인 무언가를 많이 얻었습니다. 사례 발표나 주제 강연, 병원 연구의 참여 등은 환자를 만나는 시간에서 얻는 임상경험과는 다른 형태로 SLP의 역량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음성SLP들에게 적극적인 학술활동을 권하고 싶습니다. 또, 근무환경에 따라 평가 위주로 업무가 편중될 수 있지만, 보건복지부의 고시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행위 정의에서 음성언어치료라는 의료행위의 수행자가 언어치료사로 명시되어 있고, 무엇보다 우리가 치료사라고 불리는 만큼 우리의 정체성에 맞추어 음성치료에 더 적극적으로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쓰며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니, 감사한 일이 많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학회에 감사드립니다.